잘 먹고 잘 자는 건강한 아이라고 해도 하루에 몇 번씩은 기침을 한다. 이때의 기침은 우리 몸에 들어온 이물질을 밖으로 내보내려는 방어작용이다. 집에 애완동물을 키워서 털이 날리거나 주변 사람의 간접흡연으로 인해 기침의 횟수가 좀 더 많아질 수는 있지만, 소아들이 하루에 몇 번 정도 하는 기침은 스스로 몸을 지키려는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다.
그런데 기침이 비정상적인 경우가 있다. 기침이 너무 오랫동안 지속된다든지, 구역질을 하는 등 너무 심하게 기침을 한다든지, 밤에 자면서 기침을 하는 것은 비정상적인 기침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소아가 2주 이상 계속해서 기침을 한다면 감기로 인한 기침이 아닐 가능성이 높으므로 반드시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 감기가 왜 이렇게 안 낫느냐며 감기약만 계속 먹이는 부모가 많은데, 오래 가는 기침은 감기가 아닌 다른 원인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기침이 나는 원인부터 찾아야 한다.
가장 먼저 일반적인 기침과 천식을 구분해야 한다. 천식이란 폐 속에 있는 기관지가 예민해진 상태로, 호흡곤란, 기침, 천명음(쌕쌕거리는 거친 숨소리를 뜻한다)을 특징적인 증상으로 하는 병이다. 천식은 기침을 한다는 측면에서 일반 기침과 헷갈리기 쉽다. 일반 기침과 천식을 구분하는 방법은 천식은 숨이 차면서 호흡이 빠르고 어깨를 들썩인다는 것이다. 반면에 일반 기침을 할 때는 어깨를 들썩이지 않으므로, 어깨를 관찰하면 일반 기침과 천식을 구분할 수 있다.
소아의 기침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침을 하는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했지만, 기침은 매우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사실 원인을 찾기가 쉽지는 않다. 다만 다음과 같이 기침을 하는 시간이나 기침의 양상 및 기침 이외의 증상을 관찰하면 그 원인을 알아낼 수 있으며, 아이의 체질을 통해서도 기침이 생긴 원인을 유추해볼 수 있다.

기침을 시간에 따라 구분하는 방법

기침을 시간에 따라 구분하려면 아이가 기침을 언제 가장 심하게 하는지를 자세히 관찰해야 한다. 하루 종일 밤낮없이 기침을 하는지, 새벽에 기침을 하는지, 오전에 기침을 하는지, 오후에 기침을 하는지, 밤에 기침을 하는지에 따라 기침을 하는 원인이 다르기 때문이다.
먼저 하루 종일 기침을 한다면 일반적으로 찬바람을 맞아 감기에 걸려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경우 땀이 나며 바람을 싫어하고, 코가 막히고 목소리가 가라앉으면서 기침을 한다. 이때는 따뜻한 곳에서 약간의 땀을 내주면서 푹 쉬면 며칠 내로 감기 기운이 빠져나가 기침이 멎는다.
기침을 새벽에 심하게 하는 현상은 위장 속에 음식물이 쌓여있을 때 나타난다. 위장 속에 생긴 화가 위로 올라가 폐로 들어가게 되어 기침이 나게 된다. 이런 현상은 저녁 늦게 뭔가를 먹고 자는 습관이 있는 아이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므로, 반드시 저녁식사를 조금만 하고 약간 허기진 상태에서 잠드는 습관을 길러줘야 한다. 복숭아나 뽕나무 가지로 달인 차를 마시게 하면 폐 속에 쌓인 화를 꺼주는 데 도움이 된다.
오전에 기침을 많이 하는 현상은 위장과 대장에 화가 같이 있기 때문에 나타난다. 즉, 열이 위아래로 심하다는 것인데, 그 열로 인해 대변이 시원하게 나오지 않고, 숨이 차면서 갈증이 있고 끈끈한 가래가 나온다. 이런 현상은 주로 기름진 음식이나 인스턴트 음식과 같이 열이 많은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아이들에게서 나타난다. 이럴 때는 해로운 음식을 줄이고 담백한 식사 위주의 식단으로 식사를 하게 해야 나을 수 있다. 부추는 위(胃) 속의 열을 없애주는 효능이 있으므로 반찬으로 먹는다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오후에 기침이 많은 현상은 음허(陰虛)한 체질의 아이들, 즉 혈액성분이 부족한 체질의 아이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또한 주로 남자아이보다는 여자아이에게서 많이 나타나고, 통통한 아이들보다는 마르고 잘 뛰어노는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밥과 반찬을 골고루 잘 먹이고 밤에 잠을 잘 재워 혈액성분이 보충되면 기침이 호전된다. 혈액성분을 보충하는 데에는 당귀나 연근 등이 도움이 된다.
밤에 기침이 심한 현상은 하루 종일 기침을 하는 경우와 비슷하게 찬바람을 쐬어 걸린 감기로 인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은행이나 생강차가 기침을 멎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